잔불의 기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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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트글내문] 해가 잘 드는 언덕잔불의 기사 2025. 4. 12. 14:53
트친 글 내 문체로 쓰기원문 링크: https://www.postype.com/@bbiyan--0/post/14831172 해가 잘 드는 언덕: 단하나야, 기린. 그 말을 들었을 때 나는 네가 하려는 말을 직감했다. 한바탕 폭우가 쏟아진 뒤에도, 구름이 잔뜩 껴 흐린 날이었다. 나는 욱씬거리는 팔을 애써 모른 채 하고는 고개를 들었다. 회색 머www.postype.com 이 글을 단독(@dandokk0)님께 바칩니다. - 기린. ―과장스레 톤을 올리던 평소와는 다른, 낮게 깔린 목소리 도움이 필요하다. 그래. ―이것 외에 내가 무슨 대답을 할 수 있었겠는가. 새까만 닭이 은퇴했다. 기사사냥꾼은 사라지고, 그런 존재가 있었다는 소문만이 남았다. 대부분은 그가 죽었다고 생각했다. 때로는 많은 사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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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트글내문] 지각잔불의 기사 2025. 3. 8. 23:01
트친 글 내 문체로 쓰기원문 링크: https://www.postype.com/@tsim99/post/16056991 지각: 잡다한 글*대략 1년차 새끼신입기사 지우스와 와론이 서쪽다리에 있던 이야기 *손풀기용 연성입니다. *캐붕이 많습니다. 저는 책임지지 않아요.......적폐를 주의하세요 https://x.com/bori_gongge/status/17366404596474www.postype.com 이 글을 문수(@_mun_su_)님께 바칩니다. - 그날의 일은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. 사위가 검다. 온 사방에서 나무가 타는 듯한, 겨울 냄새가 난다. 불이 붙어, 타올라서, 녹아내리는··· 목숨이, 생명이 녹아내리는 냄새. 1년 차 신입 기사, 담청색 기린 지우스는 용케도 그 냄새를 알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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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트글내문] 추측잔불의 기사 2025. 3. 8. 14:54
트친 글 내 문체로 쓰기원문 링크: https://www.postype.com/@r006184/post/17797610 추측: 음력 6월달이 뜨지 않는 날이었다. 해가 지며 어둑해지던 하늘은 이젠 별들이 빛나는 것만을 겨우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새까맸다. 어깨에 진 팔을 다시 한번 고쳐잡으며, 귓가를 스치듯 지나는 바람 소리www.postype.com 이 글을 R(@R6246164316194)님께 바칩니다. - 달이 뜨지 않는 날이다. 어둑해지다 못해 새까매진 하늘. 저 먼 하늘 어딘가에는 별들이 빛나고 있을 것이다. 눈으로는 잘 볼 수 없는 사실. 그래도 믿고 있기에 사실인 것. 귓가에 스치는 바람 소리와 한 치 앞에는 어둠뿐인··· 그런 밤. 또 하나의 명백한 사실이라면, 쉬지 않으면 죽을지도 모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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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트글내문] 병아리들의 선물잔불의 기사 2025. 3. 7. 12:35
트친 글 내 문체로 쓰기원문 링크: https://www.postype.com/@whale1015/post/18306104 병아리들의 선물: 잔불의 기사"난 정말 이해가 안돼" 부시럭 투두둑. "왜 생판 얼굴하나 못본 신의 생일을 축하한다고 다들 난리지?" 바스락, 멈칫. "...와론." "진짜 다들 왜 신난건지 알 수가 없다네~" 지우스는 지끈대는 머리www.postype.com 이 글을 로럽(@loleob1)님께 바칩니다. - 성에 낀 창문 밖으로는 바람이 눈에 보일 듯 거세게 불고. 지우스는 창을 바라보았다. 창밖에까지 시선이 닿았는지는 모르겠다. 어쩌면 그저 시선을 돌릴 핑계가 필요했던 것일지도. 눈이라도 내리면 좋을 텐데. 만약 눈이 오면, 화이트 크리스마스, 라고 하던가. 어쨌든 눈이 내려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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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면무도회 기린닭 (上)잔불의 기사 2025. 2. 16. 13:28
조명은 끔찍하게 밝았다. 주변 소음이 귀를 먹먹하게 채웠다. 홀 안이 담배 연기로 자욱했고, 온갖 향이 마구잡이로 조합되어 한층 더 지독하게 느껴지는 향수 냄새가 후각을 자극했다. 오감을 동시에 공격해 대는 환경에, 단체로 약이라도 했는지 부자연스러울 만큼 텐션이 높은 사람들까지. 지우스는 이곳에 단 5분이라도 머물고 싶지 않았다. 일단 지금은 도저히 홀에서 느껴지는 불쾌감을 참을 수 없어 발코니로 피신한 상태였다. 처음 들어간 발코니에서는 난간에 허리를 아슬아슬하게 걸친 여자와 앞섬을 다 풀어헤친 남자가 격렬하게 키스하고 있는 현장을 마주했다. 당장 이곳을 떠나고 싶은 욕구가 오천 배쯤 불어나는 광경이었다. 그는 이런 종류의 잠입 임무를 좋아하지 않았다. 술을 마시는 사람들 곁에 있고 싶지 않았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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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우와론잔불의 기사 2025. 2. 13. 15:50
비가 내린다. 날씨 좋구만. 새까만 닭이 말했다. 딱히 대답을 바라고 한 말은 아닌 듯했다. 지우스는 동의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았다. 두 사람은 기다림에 익숙하다. 새까만 닭― 싸움을 좋아하는 기사라는― 세간의 인식에 어울리지 않게도. 기다리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때가 있다. 생각 외로 많은 상황에서. 그때는 그런 때였다. 기다려야 할 때와 행동해야 할 때를 아는 것 또한 기사의 자질 중 하나. 춥나? ―지우스가 말했다. 모닥불을 피울 만한 곳이 없다. 춥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해도 딱히 그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없다. 그저 걱정의 모양새를 한, 아무 의미 없는 말 한마디. 그것이 그들 사이에 오갈 수 있는 최대한의 호의였다. 아니. ―새까만 닭이 받아쳤다. 예상대로의 답변을 들은 지우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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파디루디잔불의 기사 2025. 2. 4. 12:28
저녁. 황혼의 시간. 조금 더 문학적인 표현으로는, 땅거미 질 무렵.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려오는 전환기의 시간. 어느 나라의 표현에서는 그랬지, 빛과 어둠이 교차하여 사물의 형태가 모호해지고. 저기 다가오는 실루엣이 개인지 늑대인지 구분할 수 없는,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. 주홍으로 물든 나뭇잎, 석양에 젖은 들판. 그곳에서. 우리는. 주로 체력 단련을 하거나, 대련하거나, 그러다가 마른 풀밭 위로 털썩, 드러누우면, 그때는 이미 전환기가 끝나고 어둠이 거의 다 내려온 무렵. “슬슬 들어갈까?” 그리고 파디가 이 말을 하는 시간. 나는 별말 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. 사실은 매일 이 시간마다, 들어가고 싶지 않았지만. 우리는 견습 기사였다. 격기사 시험을 앞둔. 기사가 되자, 우리는 꼭 기사가 될 ..